[앵커멘트]
자신의 지식이나 특기를 기부하는 이른바 재능 기부가 또다른 기부 문화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능기부는 문화계를 벗어나 과학계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출간된 신경호 작가의 동화 ‘리버’가 점자책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교과서 외에 신간을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이같은 신간 점자책은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 4월부터 작가들로부터 디지털파일을 기증받아 점자책과 소리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노경실, 고정욱 씨 등 작가 40명과 16개 출판사 등이 기부에 참가했습니다.
[인터뷰:노경실, 작가•소리책나눔터 부위원장]
“(시각 장애인들이) 절판되거나 심지어 맞춤법도 틀린책, 그런 것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있거든요. 그런데 신간을 해준다면 가장 현재 코드인 지금의 같이 누릴 수 있는 문화 코드를 읽을 수 있는 거죠.”
인세를 기부하는 작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신경숙, 공지영, 안도현 씨 등 책 180여 권의 저자와 30여 개 출판사가 인세 1% 기부 운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최근 그림책 ‘노래하지 않는 피아노’를 펴낸 첼리스트 정명화 씨와 화가 김지혜 씨는 인세 모두를 유니세프와 자선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인터뷰:정명화, 첼리스트]
“음악으로 하는 것 보다는 어떤 때는 스토리는(이야기 전달은) 동화책이 더 좋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들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건만 씨는 저소득층 학비 지원을 위해 희망넥타이를 디자인했습니다.
91년부터 매년 자선 패션쇼를 열어온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씨는 지난해부터는 아프리카에 망고나무를 전달하기 위한 자선 패션쇼를 열고 있습니다.
[인터뷰:이광희, 패션 디자이너]
“그 일을 키우고 또 넓히는 것은 거기 동참해주시는 고객들, 후원해주시는 분들이지 제가 혼자 하는게 절대 아녜요.”
재능 기부는 트위터의 힘을 빌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재승 KAIST 교수가 트위터로 시골 청소년들을 위해 강연할 과학자를 찾는다는 글을 올리자, 일주일 만에 300여 명이 참여의사를 밝혔습니다.
다음달 30일 오후 전국 30~40개 시골 도서관에서 일제히 과학자들의 강연이 열릴 예정입니다.
돈이 없어도 가능한 재능 기부가 나눔의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