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1주년 맞은 남수단 톤즈에 ‘희망고 빌리지’ 조성하는 ‘희망의망고나무’
20년 넘게 내전과 기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고통받고 있는 ‘슬픔의 땅’ 남수단. 그러나 이 삭막한 곳에서 20m 높이의 커다란 망고나무를 만난다면, 그것은 주위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살고 있다는 희망을 만나는 것과 같다.
망고나무는 한 번 심으면 100년 동안 열매를 맺는다. 1년에 두 번 수확할 수 있고 열 살 나무는 200여개, 마흔 살 나무는 600여개의 열매를 맺는다. 집집마다 망고나무를 심는 것은 한 가정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는 셈이다. 그래서 남수단 사람들에게 망고나무는 ‘희망의 나무’다.
눈물이 마르지 않는 슬픔의 땅 남수단 톤즈에 희망을 심는 NGO가 있다. 외교통상부 산하 사단법인 ‘희망의 망고나무’(희망고·대표 이광희)는 2009년 이후 3년 동안 남수단 주민들에게 3만 그루의 망고나무 묘목을 배분했다. 현재는 남수단 와랍 주(州) 톤즈에 지역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복합교육문화센터 ‘희망고 빌리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달 중순 완공되는 ‘희망고 빌리지’는 아이보다 ‘엄마의 힘’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둔 프로젝트이다. 엄마의 경제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으면 아이 여럿을 먹여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와랍 주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1만여평의 대지 위에 여성들에게 전문적 기술을 가르치는 여성교육센터, 여성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자녀들을 돌봐주는 탁아소, 남성들에게 기술교육을 시켜주는 문화센터, 초중등학생 대상의 희망고 학교, 망고 묘목장, 축구장, 탁아소, 도서관, 화장실, 우물 등이 들어선다. 아이부터 부모까지 가족 구성원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자립을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 공간’이 되는 것이다. 한 그루의 망고나무로 시작한 희망고 사역이 이젠 ‘희망고 빌리지’로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희망고가 이곳에 망고나무를 심게 된 것은 2009년 남수단을 방문한 패션디자이너 이광희 대표가 ‘망고나무 몇 그루 덕분에 아이 셋을 키웠다’는 한 과부의 이야기를 듣고 시작한 일이다. 당시 그는 수중에 있는 돈을 털어 100그루의 망고나무 묘목을 심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자선패션쇼와 모금운동을 통해 남수단에 망고나무 심기 운동을 펼쳤다. 또 그동안 여성주민들과 함께 옷도 만들고 그들만의 패션으로 완성된 ‘서머 톤즈룩’을 선보이는 즐거운 마을축제도 열었다. 트럭 짐칸 위에서 간이 패션쇼 무대를 만들어 한 명씩 화려한 의상과 액세서리 코디를 선보이고 푸짐한 음식을 나눴다. 지난해에 심은 망고 묘목의 상태도 관찰하고 묘목을 심어준 가정을 방문해 재배법을 알려주며 응원도 해주었다.
최근 희망고 실무단은 남수단 10개 주 중 4개 주에 걸친 광범위한 실사조사를 통해 분리독립 1주년을 맞은 남수단의 실태를 파악했다. 실무단은 ‘희망고 빌리지’가 세워지는 남톤즈 카운티는 360여개 마을이 있으며 약 9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중 2만 명 이상이 수단에서 온 귀향민들이며, 2010년 이후 수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귀향민이 이주하고 있어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희망고는 남수단 독립 이후 우리나라 단체로서는 처음으로 2011년 10월, 남수단 정부로부터 국제NGO 인증을 받았다. 또 지난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MOU를 체결하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Village Upgrade’ 사업을 함께하기로 했다. ‘Village Upgrade’ 사업은 지역전체를 발전시켜 주는 과학기술나눔 프로그램으로 낙후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