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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메마른땅에서도견딜수있는자생력을가진기특한식물망고나무. 비조차내리지않는건기(乾期)에는망고열매하나가작은아이의배를불릴수있는소중한식량이된다. 대한민국 ‘상위 0.1%’ 디자이너로알져진디자이너이광희씨가이태전부터 ‘망고나무전도사’라는별명을얻었다. 수단남부톤즈(Tonj)에심고온건비단망고나무만은아니었다. 서울남산하얏트호텔근처. 늦가을바람이옷깃을여미게하던날, 25년째같은자리를지키고있는이광희부티크를찾았다. 정·재계를비롯해대한민국영부인들의옷을만들었다는, 시쳇말로 ‘일류’ 디자이너를기다리던시간, 살짝긴장된것도사실이다. “아, 안녕하세요? 굉장히밝은기자님이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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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처럼웃는 이광희대표의얼굴은예순을바라보는나이도, 아티스트특유의그까칠함도잊게만들었다. 하지만한창더웠던 8월, 그리고지난달비행시간만도 20시간에달하는아프리카수단톤즈를다녀온강행군때문일까. 그는이야기중간중간오른손을올려턱을잡았다. “톤즈에다녀온것때문만은아니고, 이래저래무리를했나봐요. 입이돌아갔었어요. 치료를한덕에지금은그래도거의정상에가까워졌는데, 말하는데는아직조금부담이가서요….” 의사소통이살짝불편해도양해해달라는말을시작으로아프리카수단남부톤즈와톤즈사람들, 그리고망고나무에대한이야기는시작됐다. 갓잡은생선을건네던소년을위한나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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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슈바이처’라불리던고(故) 이태섭신부의감동적인이야기로잘알려진톤즈와이대표가연을맺게된데는부티크의오래된지인인연기자김혜자씨가있었다. 월드비전홍보대사로아프리카를내집드나들듯하는김씨를보며이대표는도대체아프리카에무엇이있는지궁금했었다. “3년전이었죠. 정말우연찮게따라갔었는데결과적으로는일이커져버렸어요.(웃음) 수단이라는곳이세계에서가장가난한나라아닙니까. 그야말로아무것도없더라고요. 물과전기가없는것은기본이고, 봉사를하러가는저희도잘곳이없어서텐트를치고잤을정도로기본적인인프라가없는곳이에요.” 수단남쪽에위치한톤즈는 ‘열악하다’는표현만으로는부족한곳이었다. 건기에방문했던터라사정은최악이었다고. 그나마괜찮은먹을거리가망고였고, 질병과굶주림으로고통받는아프리카의문제를해결하는데가장기본적인것이일단은 ‘먹는문제’해결이라는결론이섰다. 먹는것이해결이된다면다른문제들도순차적으로개선될것이란기대가생겼기때문이다. 결심이서자사단법인부터발족했다. 이름은 ‘희망고(Himango)’. 보는사람에따라 ‘희망의망고나무’이기도하고, 희망을먼곳까지전달하는 ‘북’이기도하고, ‘하이망고’가되기도한다. 쉽고도많은의미를함축하고있는재단의작명은이대표남편인홍성태한양대교수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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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에처음으로열었던자선바자회타이틀이 ‘망고와생선’이었는데, 사람들이웬생선이냐고많이물었어요. 거기엔사연이있죠. 처음톤즈에갔을때가건기중이라온통건초더미에채소도말라비틀어져먹을것이없더라고요. 강도말라붙었으니강에서그나마잡던생선도못잡아옥수수가루로근근이한끼를때울까말까하더라고요. 그런데웬아이가강에서어떻게잡았는지생선한마리를가지고오더군요. 그래서 ‘그생선나줄래?’ 하고물었더니대뜸웃으면서주는거예요. 자기네도먹을것이없어힘든데저한테힘들게잡은생선을주는그아이가너무예쁘고고마워서등을많이두드려줬어요. 그때그아이한테배웠죠. 작은힘으로할수있는일부터찾아봐야겠다싶었죠.” 고민끝에아프리카땅에서도별탈없이잘자라는망고나무가먹을거리로제격이라는결론이섰고, 그는수중에있는돈을털어망고나무 100그루를심었다. 망고나무하나를심는데드는비용은 15달러. 망고는심은지 5년정도지나면열매를맺기시작해 100년동안 1년에두차례열매를선사하는생명력과생산력이긴식물이다. 100그루로시작한망고나무는재단설립만 2년을바라보는지금 3만그루로늘어났고, 망고나무묘목을받은가구도그만큼늘어났다. ‘해남등대원’, 아프지만따뜻했던기억속의나무하나지난 8월, 이대표의톤즈행에는큰아들홍준기씨가동행했다. 여름휴가를맞춰모자가함께톤즈를찾은것. 혹자는아프리카문제를해결하겠다고달려드는것이바위에계란치기라고말하기도하지만, 이대표의생각은다르다. 투자대비확실한효과를가시적으로볼수있는프로젝트라는것. 이는한번심으면 100년가는망고나무를떠올려보면쉽게이해된다. 지속적이고장기적인후원은분명그가치를가시적으로보여줄것이고, 후원자들입장에서는아이들에게확실하게보여줄결과물이있으니교육적효과또한톡톡하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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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톤즈에처음찾을때만해도아프리카가지금처럼지원에대한관심을받지못했어요. 지금은아프리카를돕는것이무슨유행처럼돼버렸지만요. 희망고의나눔도그렇게식상하게여겨질까우려가되지만, 저희가하는나눔은후원자와수혜자가함께나눔의즐거움을느낄수있어서좋은것같아요. 일방적으로주고받는것이아니라서로가공유할수있는새로운문화를만들어가는셈이죠. 희망고에동참하면좋은일도하지만, 재미있고기쁜일들이함께할것이란메시지도요. 실제로묘목을나눠주고함께심을때깔깔거리며웃기도하는데, 얼마나즐겁고행복한지몰라요.(웃음)” 그에게는 ‘나눔’에대한뚜렷한철학이있다. 불쌍히여겨눈물이앞서고, 또눈물로호소하는후원보다는, 행복하게공유하며실천하는나눔이건강하다고생각한다. 아프리카사람들에게도자존심이있기때문이다. 또한딱히처지를비교할대상이없는빈곤이라면, 빈곤속에서도행복함을느낄수있기때문이다. ‘빈곤은상대적’이란얘기에이르자그는고향해남에서의어린시절을떠올렸다. “직원들한테 ‘지금톤즈가꼭예전해남같다’는말을했어요. 너무없었으니까, 잘사는것이얼마나잘사는것인지를모르니불행하다고생각할이유가없었어요. 빈곤은상대적인것이거든요. 비교할대상이없으면빈곤하다는것도알수가없죠. 마찬가지로톤즈사람들도빈곤하지만얼마든지행복할수도있는거잖아요. 8월에톤즈에갈때 KBS 방송국팀이함께갔는데, 저희들이톤즈사람들하고나무심으며장난치고웃기만하니까그림이안된다고하더라고요. 하하하. 나눔도얼마든지재미있게할수있는거잖아요.” 상위 0.1%의사회지도층을상대하는디자이너가내뱉는 ‘빈곤’이라는말이, 즐거운나눔이라는말이이상하리만치자연스럽다. 고객의눈높이와톤즈사람들의눈높이사이에는문자그대로하늘과땅만큼의차이가있다지만, 그는누구를만나도금세친구가될수있다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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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어린시절아버지와어머니가운영했던 ‘해남등대원’ 때문이리라. 해남등대원은선친인고이준목목사가해남에설립한곳으로, 월드비전과함께 50여년동안전쟁고아수천명을돌봤던공간이다. 어머니이자우리나라 1세대간호사인고김수덕여사또한남편과함께전쟁고아들을거두고보살폈다. 그곳에서는고아와친자식이따로없었고, 가난도행복도함께나눠야했다고. ‘희망고빌리지’, 100년생명력의나무하나남편이지어준재단의이름처럼이대표가퍼뜨리고싶은것은 ‘희망’이다. 톤즈사람들도 ‘호프(hope)’란영어단어대신한국어로 ‘희망’을얘기한다고한다. 희망의 ‘북’을둥둥울린지 2여년. 이대표는희망고가 “기네스북에오를만한신기록”이라며지난달에있었던굿뉴스를전했다. “2년간 3만여그루의망고나무를심었는데, 여기서한발더나아가여성직업훈련센터, 탁아소, 초등학교, 도서관, 남성농업교육센터등을갖춘 ‘희망고빌리지’ 건립프로젝트를착수했어요. 그것때문에 8월에다녀온톤즈를지난달에다시갔던거고요. 10월 24일에희망고가남수단정부가인정하는국제비정부기구(NGO)로인정을받았어요. NGO 가운데아마최단기록일거예요. 거기에남(南) 톤즈카운티로부터희망고빌리지부지 2만2500㎡를무상으로제공받았어요. 현지주지사와미팅한바로다음날땅을받게된건데이것도기록이겠죠?(웃음) 외교통상부에서도깜짝놀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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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말대로정말일이 ‘커졌다’. 희망고빌리지는내년 7월경에오픈할예정이다. 그런데이희망고빌리지역시누가억지로계획을짠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도달한결론이었다. 톤즈아이들의미래를바꾸려면그들의엄마들에대한교육이절실하다는생각에이르렀고, 엄마들이교육을받으려면그시간동안아이들을대신보살펴줄탁아소와학교가함께있는것이효율적일것이란생각이뒤따랐다. 그렇게밑그림에하나둘씩채색을하다보니 ‘희망고빌리지’라는청사진이완성된것이다. 디자이너로서도워낙에바쁜그였지만, 희망고를설립한이후양쪽일에신경을쓰다보니하루가절반으로줄기도했다. 하지만희망고일에빠져들면들수록부티크일에도악착같이매달렸다. 희망고재단의 ‘얼굴’이된이상, 작품하나라도더욱소홀히할수없었다는고백이다. 규모가큰만큼희망고빌리지건립에는지금껏보다훨씬큰규모의자본이필요할터. 요즘희망고가족들은재원마련에더욱적극적으로나서고있다. “지난 5월에는월드비전과공동으로바자회를마련했는데, 이번바자회부터는희망고에서독자적으로개최하게됐어요. 부티크옷도판매하지만크리스마스소품등희망고컬렉션도특별히제작했어요. ‘더페이스샵’에서지금껏많은도움을주셨는데, 기업들의관심과지원이더욱필요할때예요. 이모든일들이저혼자했다면불가능했을겁니다. 동참해주신분들이계셨기에가능했고, 지금도저는그분들의심부름꾼이고요.” ‘희망고더바자회’는 12월 6~7일이틀간남산이광희부티크에서마련된다. 희망고재단후원및바자회문의 02-792-6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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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6   by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