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4 조선일보]南수단 주민의 ‘마마 리’ 된 패션 디자이너

 

NGO ‘희망의망고나무’ 이광희씨
10년전 망고 나무 심어준 이후 한센병 환자 돕고 교회 설립 도와

佛 화가, 영감받아 그림 그려 기증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4/2019121400024.html

 

“아프리카 오지에서 들은 ‘엄마’라는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어요. 자식에게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엄마의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40년 차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67)씨는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의 빈곤 주민을 돕는 NGO ‘희망의망고나무’(희망고)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2009년 배우 김혜자를 따라 봉사 활동을 나섰다가 땅이 메말라 갈라진 아프리카 건기(乾期)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먹을 것이라고는 시장에서 파는 망고 열매뿐이었는데, 온 가족이 망고 하나를 나눠 먹는 모습을 보고 망고 나무 100그루를 심어주고 왔다”며 “열매가 열리는 데 5~7년이 걸린다고 해서 그때까지는 주기적으로 방문해야겠다 싶어 희망고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프랑스 화가 피에르-마리 브리송의 그림 '푸른 아이들' 앞에 선 '희망의망고나무' 대표 이광희씨.
프랑스 화가 피에르-마리 브리송의 그림 ‘푸른 아이들’ 앞에 선 ‘희망의망고나무’ 대표 이광희씨. 이씨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이 그림은 15일까지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리송 개인전 ‘CLOUT:에덴 동산으로의 귀환’에 전시돼 있다. /박상훈 기자

이씨는 지난 10년간 15번 이상 톤즈를 방문했다. 방문할 때마다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방문해 옥수수 가루 등 식량과 의료품을 전달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그를 주민들은 어머니 같다는 의미에서 ‘마마 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씨는 “방문할 때마다 두 번의 비행기 환승 후 6시간을 차를 타야 해 힘든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제게 엄마라고 하면서 손을 꼭 잡아주는 어린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더 자주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했다.

지난 8월엔 자비에 후원금을 보태 톤즈에 교회 건물을 세웠다. 아직 건물의 완공된 모습을 보지 못해 내년 초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는 그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와 주민들의 병원으로도 쓰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그의 활동에 감명을 받은 프랑스 화가 피에르-마리 브리송으로부터 그림 선물을 받기도 했다. 브리송이 이씨에게 영감을 받아 그린 ‘푸른 아이들’은 15일까지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리송 개인전 ‘CLOUT: 에덴 동산으로의 귀환’에 전시된 뒤 이씨가 운영하는 ‘희망고’에 기증될 예정이다. 이씨는 “누군가의 인정을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닌데 그림까지 그려주시니 영광”이라고 했다.

이씨의 다음 계획은 톤즈 주민들의 ‘자급자족’ 프로젝트다. 외부 지원 없이 직접 농사를 지어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농사를 지어 식량을 해결하고 돈도 벌 수 있도록 아프리카 기후에 맞는 시범 농장을 만들 예정”이라며 “외부 도움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불쌍한 존재로 남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4/2019121400024.html

2019.12.14   by 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