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깊은 해남이야기 39 | 톤즈의 어머니 이광희 디자이너

해남우리신문 기사링크 바로가기 

 

 

이광희는 故이준묵 목사의 딸이다. 그녀는 패션디자이너다. 영부인들과 탤런트들의 옷을 만드는 대한민국 최정상 디자이너다. 그녀가 2009년에 톤즈를 찾은 일이 있다. ‘울지마 톤즈’로 알려진 남수단 톤즈다.
“나랑 같이 톤즈에 갈래?” 톤즈를 소개한 사람은 탈랜트 김혜자였다. 삶에 지쳐있던 41년차 디자이너는 주저없이 따라나섰다.
톤즈는 온통 메마른 황무지였다. 헐벗고 굶주린 주민들로 넘쳐났다. 이광희는 그런 풍경이 낯설지 않았다. 
1950년대의 땅끝 해남에 돌아온 것 같았다. 땅끝에서 섬기던 부모님도 생각났다. “어머니라면 아버지라면 톤즈를 위해서 무슨 일을 하셨을까?”
다메섹 도상에서 눈을 뜬 사람이 바울이라면 남수단 톤즈는 이광희에게 준비된 다메섹이었을 수도 있다.
“내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것도, 0.1%의 상류층을 위한 옷을 만들었던 것도 톤즈를 섬기기 위한 준비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가 톤즈에서 처음 시작한 일은 망고나무 심기였다. 그녀는 톤즈에 망고나무 4만 그루를 심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망고나무는 7년이면 수확을 하는데, 1년에 두 번 100년 동안 수확할 수 있다.
이광희는 한국에서 가져간 농작물 씨앗도 톤즈에 뿌렸다. 벼, 보리, 토마토, 수박 등등 가리지 않고 뿌렸는데 모두 잘 자란다고 한다. 톤즈의 들판에서 한국의 농작물이 물결치게 될 날도 기대할 수 있겠다.
이광희는 더 나아가 유치원, 초등학교, 직업학교를 세웠다. 소외된 한센인들이 거주할 집을 지어주기도 했다.
이광희는 요즈음 코로나와 내전 때문에 톤즈에 자주 가지 못한다. 그러나 늘 바쁘다. 농장에 트랙터랑 호미랑 씨앗을 보냈다. 얼마전에는 학교에 컴퓨터 100대를 보내기도 했다. 톤즈를 품고 하루 해를 보낸다. 
해남에 뿌린 씨앗이 아프리카에 무성한 숲을 이루게 된 것은 기적이다. 기적의 비밀은 마마(어머니)리(이광희)가 쉴 새없이 던진 물음 속에 있었다.
“어머니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실까?”

글,그림=김마루(향우, 웹툰작가) 5340234@hanmail.net


출처 : 해남우리신문(http://www.hnwoori.com)

2023.12.15   by 관리자